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1억으로 내 집 짓기? 모듈러 주택의 현실적인 예산과 추가 비용 총정리

'1억 집짓기'라는 환상: 광고 속 '반쪽짜리' 예산의 진실

‘단돈 1억 원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문구는, 치솟는 아파트 가격에 지친 우리에게 가뭄의 단비처럼 달콤하게 들립니다. 수많은 모듈러 주택 업체들이 내세우는 이 파격적인 가격은 과연 현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전체 과정의 절반도 채 보여주지 않는 ‘반쪽짜리 진실’에 가깝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1억’이라는 예산은 약 15~20평 내외의 소형 주택 모델에 대한 순수 건축비, 즉 공장에서 제작되는 건물 모듈 자체의 가격만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집을 짓고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그러나 결코 작지 않은 수많은 필수 비용들이 완전히 빠져 있습니다. 마치 자동차를 살 때 차량 기본 가격만 보고, 실제 구매 시에는 취득세, 보험료, 필수 옵션 비용이 추가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보이지 않는 비용’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1억이라는 예산만 믿고 섣불리 집 짓기에 뛰어드는 것은, 항해 도중 연료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지 못한 채 망망대해로 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내 집 마련의 첫걸음은, 이 달콤한 환상에서 벗어나, 지금부터 우리가 살펴볼 현실적인 추가 비용의 목록을 냉정하게 마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1억으로 내 집 짓기? 모듈러 주택의 현실적인 예산과 추가 비용 총정리

가장 큰 변수, 땅과 기반: 건축비보다 더 클 수 있는 '토지'와 '기초 공사' 비용

1억 집짓기의 현실성을 따질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집 자체가 아니라 집이 서 있을 ‘땅’입니다. 만약 이미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대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면, 토지 매입비는 전체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며, 이 단계에서 이미 1억 원이라는 예산은 초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어렵게 땅을 구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집을 지을 수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경사가 있거나 지반이 약한 땅이라면, 땅을 깎고 다지는 토목 공사가 필요하며, 여기에 수백에서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집을 안전하게 받쳐줄 기초 공사를 해야 합니다. 땅을 파고 철근을 배근한 뒤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이 과정 역시 최소 1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듭니다. 여기에, 도시가 아닌 지역이라면 생활에 필수적인 전기, 수도, 통신 시설을 도로에서부터 내 땅까지 끌어오는 기반 시설 인입 공사 비용과, 하수를 처리하기 위한 정화조 설치 비용이 추가됩니다. 이 기반 시설 공사 비용만 해도 지역과 조건에 따라 1~2천만 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입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을 위해서는 건축사사무소를 통한 설계 및 인허가 절차가 필수적이며, 여기에도 수백만 원의 설계비와 대행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이처럼, 본격적인 집 짓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수천만 원의 필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공장에서 현장까지: 모듈 제작, 운송, 설치에 숨겨진 비용들

이제 본격적으로 집을 짓는 단계의 비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업체가 제시한 ‘1억 원’짜리 20평 주택 모델을 계약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비용에는 보통 기본적인 골조와 단열, 창호, 그리고 기본적인 내부 마감재가 포함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계약서의 세부 사항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제시된 가격이 부가세(VAT) 별도인지 포함인지, 싱크대나 붙박이장, 시스템 에어컨과 같은 필수 가구가 옵션인지 기본 포함인지에 따라 최종 비용은 크게 달라집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공장에서 완성된 모듈을 현장으로 가져와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공장에서 현장까지 수십 톤에 달하는 모듈을 옮기는 운송비와, 이 거대한 모듈을 들어 올려 기초 위에 정확히 앉히는 데 필요한 대형 크레인 사용료는 대부분 순수 건축비와는 별도로 청구됩니다. 도로 여건이 좋지 않거나 현장이 협소할 경우, 더 비싼 장비와 추가 인력이 필요해 이 비용은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각 모듈을 현장에서 연결하고, 전기와 배관을 최종적으로 잇는 설치 및 마감 공사비 역시 별도 항목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1억’이라는 가격표는 공장 문을 나서는 모듈의 가격일 뿐, 그 모듈이 온전한 ‘나의 집’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추가 비용의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집 다운 집을 위한 마지막 관문: 외부 공사, 세금, 그리고 '예비비'의 중요성

모듈이 성공적으로 설치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제 ‘집 다운 집’을 만들기 위한 마지막 단계가 남았습니다. 바로 외부 부대 공사입니다. 현관으로 이어지는 데크, 비를 막아줄 캐노피, 마당의 잔디와 나무를 심는 조경 공사, 그리고 이웃과의 경계를 만들어줄 울타리 설치 등은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대부분 기본 건축비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외부 공사 비용만 해도 최소 1~2천만 원 이상을 쉽게 넘나듭니다. 여기에 기존에 쓰던 가구가 아니라면, 새로운 집에 맞는 가구와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완공된 주택에 대해 국가에 납부해야 할 세금이 있습니다. 토지와 건물에 대한 취득세와 등록세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며, 예산 계획에서 반드시 포함해야 할 항목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종합해 볼 때, ‘1억으로 내 집 짓기’는 토지를 이미 소유하고 있고, 15평 내외의 아주 작은 농막 수준의 집을, 추가적인 외부 공사 없이 짓는 경우에나 겨우 가능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현실적으로 20평대 모듈러 주택을 짓는 총예산은 토지비를 제외하고도 최소 1억 후반에서 2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예산을 합산한 뒤,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한 총예산의 10~15%를 반드시 ‘예비비’로 책정해두는 것입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이처럼 냉정하고 철저한 예산 계획에서부터 시작됩니다.